무인경비 등 최첨단 포항교도소 문열어… 재소자들 인권 향상·재범률 하락 기대
방마다 수세식 양변기와 샤워장을 갖춘 첨단교도소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2일 오전 개청식을 가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천리 포항교도소. 이 곳에는 국내 33개 교도소 중 유일하게 감시탑이 없다. 위압감을 주는 6,7m에 달하는 높은 담장도 보이지 않는다. 1만5,000여평의 널찍한 부지에 자리잡은 건물은 길이 350m의 일자형으로 2,3층 높이의 황토색 건물 26개 동이 흩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연구단지 같다. 일부러 현판을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교도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는 4자성어가 새겨진 본관 민원실을 지나면 보통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담장으로 격리된 수용시설이 나온다. 높은 담장이 없어도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TV와 펜스, 감지기 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전자무인 경비시스템이 설치돼 도주는 거의 불가능하다.
본관에서 수용동으로 이어지는 복도는 한쪽 벽을 황토색으로 칠해 안정감을 더해준다. 독방을 제외한 모든 감방에 TV와 싱크대, 선풍기, 수세식 양변기와 샤워장, 사물함을 갖추고 있다. 쇠창살만 보이지 않으면 가정집 안방과 다름없어 보였다. 양변기와
온돌난방은 국내 교도소 중 처음이다.
모든 감방에는 온돌 보일러가 설치돼 있어 겨울철 가장 무섭다는 추위도 앞으로는 옛말이 된다. 모범수들에게 한해 1박2일간 가족과 함께 숙식을 할 수 있도록 한 13평형 ‘가족 만남의 집’ 2개 동도 고급펜션처럼 꾸몄다. 시설이 너무 좋아 범죄자들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 돌 정도다.
대구지방교정청 관계자는 “시설이 호화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재소자 인권 향상과 재범률을 낮추는데 필요한 시설이라 생각한다”며 “교육부로부터 방송통신대학 인가를 받아 재소자들에게 고등교육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감자들은 대체로 연고지 주변에 있기를 원하므로 이감요청이 특별히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요청이 있을 경우 입감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50억원이 투입된 포항교도소는 2005년 10월 준공, 올해 4월부터 수감자를 받았으며 수용인원은 총 1,350명으로 현재 600명이 수감돼 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