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시설...(사건사고포함)

히치하이킹의 위험...

최강동원 2010. 6. 8. 23:33

 

 
여행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낮밤을 가리지 않고 타인이 내게 베풀어주는 친절에 '위험도'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히치하이킹이겠지.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낯선 이의 차에 덥썩 올라탄다거나 부탁을 하지 않았어도 굳이 해주겠다고 먼저 선심을 베풀어주면 '이렇게 고마울 수가' 하며 무한한 감사를 하며 그 친절에 미소로 화답을 한다. 낯선 이의 차를 함부로 타면 안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고 수없이 많은 살인 사건들도 봐왔다. 물론, 나도 위험한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때마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발빠른 발로 용케 도망쳐 나온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하여 '난 괜찮아' 하고 외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몸소 겪었어도, 그와 관련된 범죄를 봐왔어도 히치하이킹이란 것의 엄청난 위험성이 완벽하게 체감되지는 않았는데...... 바로 오늘, 시즌5 크리미널 마인드 Ep 17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서 '경악'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처음으로 무섭다는 '공포감'이 밀려왔다고 해야 하나. 오늘 사건은 고속도로 연쇄 살인범을 다룬 내용이다. 트럭 운전으로 연명하는 그 살인범은 자신의 아이의 엄마가 되어줄 왕비를 찾아 자격 요건에 미달되면 살인을 하고 또다른 왕비를 찾아나서는... 완벽한 왕비가 없다고 느낄 무렵 한 소녀와 그녀의 엄마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른 걸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여태까지 저지른 살인 패턴에서 벗어나 이미 가정을 꾸릴 준비가 되어 있는 유부녀인 그녀를 납치하게 되는데......

사건 해결은 되었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건, 여전히 고속도로 연쇄 살인범들이 현존한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마지막 장면은 어두운 밤에 젊은 여성이 도로에서 트럭 운전수에게 히치하이킹을 해서 살인범인지도 모를 그의 차를 타는 것으로 끝났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데, 얼마나 섬뜩해졌는지 모른다. 한국에서는 사건 사고의 영향때문인지 혼자 있을 때는 절대 낯선 이의 차에 오르지 않는데, 여행만 가면 그런 것들이 무장 해제가 되었다는 걸 새삼 느끼는 중이다. 물론, 10번의 히치하이킹이 모두 10건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위험도 인식'이라는 경각심이 내가 너무 부족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장면을 보는데, 내가 그간 대체 무슨 정신으로 아무렇지 않게 혼자서 겁없이 낯선 여행지에서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를 떠올리니 아찔해지기까지 했다. 그걸 보면서, 여태까지 정말 운이 좋았던 거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이들면 겁이 많아지는 건지, 아니면 이런 경각심을 너무도 뒤늦게 깨달은 건지... 아무튼, 크리미널 마인드의 너무도 사실적인 마지막 씬은 히치하이킹에 대한 내 인식의 변화를 가져다줬다. 이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정말.. 여행지에서든 어디든 함부로 히치하이킹은 못할 것 같다는 게 달라진 내 인식의 변화다. 좋은 인연이 될 기회가 놓쳐버리고 그 인연을 통해 어떤 나라를 떠올렸을 때의 애틋한 마음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이러한 팍팍하고도 삭막한 감정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처음으로 '무섭다'는 감정을 느꼈으니 별 도리가 없지 않은가.
 
  1. 어떤 선의든 경계할 필요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 놓고 있어선 안 되겠죠.
    최근 언론의 뉴스를 보면 아동 성폭력도 그렇고 방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것 같아 섬뜩해요.
    여행 중에는 더 조심하세요. ^^

    • BlogIcon 딸뿡 2010/03/17 02:57  address  modify / delete

      크리미널 마인드 보고서 진짜 마음을 푹 놓아서는 안 되겠구나 하고 다짐했어요.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군 하며 반성했구요. 진짜 무서웠거든요. 여행 중에는 진짜 자연스럽게 그런 경계심이 한순간에 풀어지니 그게 더 무서워요. 한국에서야 굳이 히치 하이킹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여행에서는 조금이라도 좋은 인연을 만나고 도움 받고 싶은 마음에... 아, 빈대 근성을 버려야 할까봐요 풉.

  2. BlogIcon Capella★ 2010/03/15 09: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진짜 방심할 수 없는 사회예요. 선의도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이 되다니! 그래도 다 살아야 하니까 조심해야지요 - ㅠ.ㅠ 여행중엔 확실히 방심하게 되는데 .. 그래도 조심해요 이제! 이런 일로 낭만이 하나 사라지네요!

    • BlogIcon 딸뿡 2010/03/17 02:58  address  modify / delete

      응 범죄자라고 얼굴에 써놓은 게 아니니까. 무슨 일이 닥칠 지 아무도 모르니... 여행 중엔 확실히 그런 게 있어 그치? 낭만이 사라지는 건 아쉬운데, 꼭 인연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엮이지 않아도 다른 방법은 많으니까 라고 생각해야지 별 수 있나 ㅠㅠ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3. BlogIcon ありす 2010/03/15 11: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히치하이킹이라고 하면, 제겐 안좋은 인상으로 각인되어 있어요. 중학교때인가 어떤 유럽영화를 봤었는데, 어린 남매 둘이서 어딘가로 가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중간에 어떤 트럭을 얻어타게 되거든요. 그러다가 도중에 누나가 운전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내용이 나와요…. 굉장히 고요하고도 무심하게 표현된 그 장면에 상당히 충격을 받아서 '히치하이킹=범죄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게 못이 박혀 버렸어요. 하하. 그래도 맘 속 깊은 곳에선 히치하이킹에 대한 로망같은 것도 있는데, 그건 진짜 영화와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히치하이킹을 하셨다는 게 은근 부럽기도 하구 대단하단 생각도 드네요. 근데 정말 요즘 같은 세상엔 낯선 사람은 물론이고 안면 있는 사람도 범죄자인 세상이라 조심에 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요. 딸뿡님도 앞으로 조심해주세요!! ;_ ; 그간의 딸뿡님의 운에 저까지 안도하게 되네요. 휴~.

    • BlogIcon 딸뿡 2010/03/17 03:01  address  modify / delete

      어딜가나 트럭이 문제같다는 :p 다들 히치 하이킹에 대해 부정적일 때 저는 그닥 공감하질 못했거든요. 세상에는 그래도 좋은 사람이 많다. 정말 그런 범죄율은 극소수일 뿐 이러면서. 그런데 저 에피를 보고서 앨리스님이 말씀한 범죄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에 공감해버렸어요. 어휴..... 사람 일은 진짜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우연한 시간에 그저 히치 하이킹을 했을 뿐인데, 내가 잠재적인 범죄자의 차를 얻어타는....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넵, 앞으로 조심 또 조심할게요. 이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 영화 제가 지금 딱 보면, 더 감정 이입되어서 '허억~' 해버리겠네요 ㅠㅠ

  4. 2010/03/15 12: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5. BlogIcon 혜아룜 2010/03/15 21: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마음을 놓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워낙 세상이 뒤숭숭해서. 언론이 공포를 판다고 하지만 그 공포가 정말로 실재한다는 게……. 그게 수가 적더라도 말예요. 전에 고등학교에서도 어떤 애가 함부로 히치하이킹하다가 큰 일 날 뻔한 적도 있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도 몇 년 전에 길가에서 시도하다가 범죄를 당했다나 그런 소식도 듣고. 암튼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세상이예요. 조심한다고 해서 되는 세상도 아닌 것 같고T_T

    • BlogIcon 딸뿡 2010/03/17 03:03  address  modify / delete

      주변에 그런 사례들을 들었을 때도 이렇게 심각하게 와닿지 않았는데 저 에피의 마지막 엔딩을 보는 순간...... 겁나 무서웠다. 아직 수많은 범죄자들이 돌아다닌다는데, 어떤 여자가 트럭에 올라타는 장면이라니 ㅠㅠ 어휴.... 진짜 세상은 낯선 사람이건 안면이 있는 사람이건, 죄다 조심해야할 것들 투성이네 ㅠㅠ 아무튼 마음은 절대 놓지 말자 ㅠㅠㅠ

  6. 국화 2010/03/15 23: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 위험요소에 대한건 진짜 경험이 되어야 몸소체험으로 배우는거맞죠 ?
    저는 아직 경험없어서그런지 훅 마음이 쏟아지지가않은거있죠
    히치하이킹여행 4월쯤생각하고있는데 진짜 조심해야겠어요
    며칠전에도 집주변에 이상한아저씨가 쫓아온이후로 약간 그런생각이 요즘 물밀듯들고있는요즘이에요언니

    • BlogIcon 딸뿡 2010/03/17 03:04  address  modify / delete

      나도 국화양과 같았어. 저 에피 보기까지는. 직접 나쁜 경험이 될 뻔한 사건을 겪고도 그냥 나쁜 확률에 해당했을 뿐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4월에 여행하는 구나.... 조심 또 조심.. 되도록 트럭은 타지 말라고 하고 싶...... ㅠㅠㅠ 트럭만 조심하면 될 것도 아니지만 ㅠㅠ 아, 진짜? 그런 일이 있었어? 너무 야심한 시간에는 진짜 조심하고 ㅠㅠ 아, 세상 무섭다 ㅠㅠ

  7. 지재이 2010/03/16 00: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참 무서운 세상을 살아가야하는 이 슬픔과 불신의 사회 ㅠ.ㅠ

  8. BlogIcon nekoyama 2010/03/17 00: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그 에피 보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저뿐이 아니었군요.
    여행중에는 경계가 더 풀리는거 보면 참 신기해요. 저도 한국에서는 너무 밤늦으면 못 돌아다니는데
    외국에서는 막 돌아다니고.;;
    무서운사람이 더 많아지는걸까..겁이 많아지는걸까..아니면
    누군가 말한 공포정책적 음모론에 걸려든건지 -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아시아계,
    여성들을 피해자로 하는 범죄를 더 많이 그려서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한다는 음모론 -

    조금 다른 얘기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아이들 키우는것도 무서워요;
    멀쩡한 환경에서 키울수있을지에대한 불안이;;

    • BlogIcon 딸뿡 2010/03/17 03:08  address  modify / delete

      아, 네코야마님도 보셨구나. 웬만하면 무섭다고 느끼지 않는데, 편집을 그리 해놓으니 이건 뭐, 덜덜덜 하게 만들더라고요. 오죽하면 히치 하이킹 진짜로 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겠어요.... 어휴.... 진짜 여행 중에는 더 조심해야 하는데 왜 긴장끈이 한순간에 휙 풀려버리는지... 돈 잃어버리지 않는데 신경쓰는 거 말고는 진짜 정신줄을 놓고 지내나봐요, 여행할 때는..... 무서운 사람도 많아지고 나이들면 겁도 많아지고.... 그래서 여행은 어릴 때 더 열심히 뽈뽈 거리며 다니는 게 맞나봐요. 어릴 때 다니길 잘했어요 하하.... 지금 이렇게 다짐해도 여행할 때는 또 까먹을 거예요. 왠지 그 음모론에 소심하게 한 표를 던지고 싶사옵니다 ㅠㅠ 우리가 어릴 때의 환경보다 지금이 더 범죄에 노출이 많이 되어 있으니 확실히 아이들 키우는 것도 24시간 내내 같이 있어줄 수 없다 보니 그런 점도 있어요. 이 대한민국 환경에서는 더더욱 ㅠㅠ

  9. BlogIcon 필그레이 2010/03/18 08: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뜬금없이 크리미널 마인드 괜찮니??나도 급 보고싶어지넹...요새 영화관도 못가구...참 슬픈와중에...+_+ 요새는 일을 시작해서 좀 바뻐...ㅜㅠ 아.피곤..ㅜㅠ

    암턴 정말 위험한일이니깐 한국에서야 경각심 지대로지만...사실 여행땐 그럴수도있긴있겠어...난 원체 의심많고.ㅋㅋ 그런 무장해제하는 게 힘든 인간인지라...그래본적도 사실 그렇게 많이 여행한적도 없으니 ㅜㅠ

    결론은 크리미널 마인드 요걸 또 함 좍 봐줘야겠단 생각이...+_+ㅋ 이상하게 범죄 관련된 건 땡긴다말야!

    • BlogIcon 딸뿡 2010/03/24 02:29  address  modify / delete

      크리미널 마인드가 범죄 수사물 중에는 '으뜸'이지요 언니. 넘버원! 시즌5가 진행중이라서 봐야할 내용이 많긴 한데 1시즌부터 차근차근 보면 몰입도 엄청날 거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며, 범죄 프로파일로 풀어가는 사건 해결 방식이 진짜 흥미진진하거든요. 여타 범죄 시리즈물과는 급이 달라요. 언니의 의심많은 그런 거, 나에게도 좀 전수시켜줘봐요. 친구랑 그런 관련 이야기 하다보면, 동전의 양면이라고 그런 점이 좋을 때도 있지만, 분면 그런 면때문에 제가 불편해지는 일이 되게 많거든요. 이를 테면 뒤통수지만... 크리미널 마인드 어여 어여 보소서. 언니.. 아마 계속 궁금해서 연이어 달리실 거라는.

  10. liontamer 2010/03/20 12: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오 저는 겁이 많은데다 발도 빠르지 못해서 히치하이킹 한번도 못해봤어요!

    • BlogIcon 딸뿡 2010/03/24 02:31  address  modify / delete

      히치 하이킹도 한 번쯤 경험해보면 좋은 녀석이기는 한데, 요즘 세상이 많이 흉흉하잖아요... 예전이라고 안 그랬던 건 아니지만.... 아니.. liontamer님이 길을 걸어가는데 다른 분들이 히치 하이킹을 서로 해주려고 분명히 했을 터인데... 다 거부하셨던 거죠? 저는 발빠른 것만 믿고 될 대로 되라 이런 마음으로다가 히치했던 기억이.... :p

  11. 지나가는 나그네^^ 2010/05/16 09: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도 좋은 사람이 더많은게 세상입니다. 좋게 생각하시구요~....선섬 쓰시는 분 보다 도움을 요청했을때

    도와주시는 분이 더 고마운 분일 확률이 많습니다 ^^

    • BlogIcon 딸뿡 2010/05/18 03:00  address  modify / delete

      네 :p 저도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좋은 분들이 '더' 많다마다요.
      도움 요청했을 때, 그 마음이 어떠한 건지 잘 알기 때문에 선뜻 도와주시는 분들은 마냥 고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