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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출신 연예인들]고향의 이름으로 ‘별’이 되다

최강동원 2014. 11. 2. 09:44

 

심수봉·태진아·이선희·신승훈·장윤정·이효리 ‘충청인 국민가수’
명품 배우 설경구·정준호·권상우·김하늘·고수·차태현 …
한국 웃음판 접수한 서경석·신동엽·임하룡·이영자·남희석 …
예능 대표프

 
   
 

흥(興)은 즐겁고 좋아서 저절로 샘솟는 기분이다. 그래서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視)·청(聽)·후(嗅)·미(味)·촉(觸)의 오감(五感)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야 나타난다. 흥겨움은 코미디(comedy), 페이소스(pathos)가 결합한 카타르시스(catharsis)다.

이 시대 광대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때문이다. 굳이 질펀한 꼭두각시놀음을 하지 않아도, 이들은 최고의 예능인으로 세상 굿판을 지배한다. 소리, 연기, 춤으로 저잣거리를 흥청이게 한다.

 

   
 
우리를 기쁘게 하고, 쉬게 하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공인(公人)들. 적빈(赤貧)의 삶에 유쾌·통쾌·상쾌한 펀치를 가하는 예인들. 우리는 이들을 '딴따라'라고 부른다.

 

충청도 사람들 중에 유독 연예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가. '얼어 죽어도 곁불은 쬐지 않는 양반'처럼 보이지만 끼와 지혜가 체화돼 전국8도 어느 부류보다 강렬한 예혼(藝魂)을 발휘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시대의 우상으로 우리를 춤추게 한다.

우리가 낳은 자식들, 우리가 낳은 스타들을 기억하고 반추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이들은 1000명의 정치인보다 낫다. 1000명의 인텔리겐치아보다도 낫다. 이들은 명실 공히 우리의 자랑스러운 지역홍보대사다. 이것이 팩트다.

   
 

◆가수 부문

   
 
가수 이효리는 1979년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서 1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이돌그룹인 핑클의 리더로 데뷔한 후 슈퍼스타가 됐다.

 

섹시 아이콘으로, 여성뮤지션으로, 소셜테이너로 시대를 압도하고 있다. 빼어난 미모, 각선미, 세련된 패션 감각이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분명 충청인이다.

이효리가 젊은 층의 가인(歌人)이라면 트로트 황제·여제인 태진아와 장윤정(충주)도 충청도 사람이다.

충북 보은(탄부면 하장리) 출신의 태진아(본명 조방헌)는 지난 1980년대 후반 '옥경이'로 '뽕짝'계를 단숨에 접수한 국민가수다. 보은군 홍보대사, 청원생명쌀 홍보대사를 맡아 고향홍보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1996년에는 배우 김자옥을 가수로 데뷔시켰고 대한가수협회장도 역임했다.

발라드황제 신승훈(대전 대흥초-동광초-동중-대신고-충남대)도 지역이 자랑하는 스타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Poets(시인들)이라는 그룹사운드를 만들었고 대학 때는 통기타 동아리 '팝스우리'에서 활동했다.

그는 TV에 나오기 전에 이미 지역(PJ카페)에서 통기타 가수로 명성을 날렸다. 가요계에 데뷔한 후 아시아 최단기간, 대한민국 최초로 정규앨범 판매량 1000만장을 돌파했다. 또한 일본에서도 싱글·정규앨범들을 발표하며 K-Pop의 우수성을 알린 한류스타다.

'가창력의 여왕' 이선희는 보령 태생이다. 84년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대상을 받고 데뷔했다. 이후 발표하는 음반마다 히트 퍼레이드를 벌인 대중음악계의 블루칩이다. 78년 대학가요제서 '그때 그 사람'으로 데뷔한 심수봉(서산)은 7080시절의 우상이다. 군사정권의 '니나노'판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그녀는 절절한 꺾임과 애절한 가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왔다. 비나리, 사랑밖엔 난 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 송이 장미, 미워요, 올가을엔 사랑할 거야 등의 히트곡은 간드러지는 창법의 전설이 됐다.

이밖에 트로트 가수 배일호(논산), 김국환(보령), 민요가수 김세레나(논산), 천상 소리꾼 장사익(홍성), 발라드의 여신 별(본명 김고은·서산), 아이돌 우상인 동방신기의 김재중(공주), 슈퍼주니어 예성(천안), 에이핑크 박초롱(청원)도 충청인의 피를 타고난 가객들이다.
 

 

   
 

◆연기자 부문

영화배우 권상우는 1976년 대전(대흥초-동명중-충남고-한남대)에서 태어났다. 배우자는 미녀 여배우 손태영. 충남 예산군(신양면)이 고향인 정준호는 '두사부일체'로 스타덤에 올랐다.

 

준수한 외모와 세련된 입담은 '차도남'을 연상시켜 간혹 고향을 서울로 아는 사람이 있지만 누가 뭐래도 '시골남'이다. 지금도 아내(이하정 아나운서)와 고향을 즐겨찾고 있으며, 지난 2007년에는 백제문화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한은정은 동대전초와 가양중, 한밭고를 졸업한 대전 토박이로 1999년 미스월드 유니버시티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진출했다. 드라마 '왕초', '명랑소녀 성공기' 등에서 건강미인의 이미지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뽀빠이 이상룡은 서천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했다.

영화배우 금보라·차태현(당진), 영화 박하사탕에서 '나 돌아갈래'를 외친 설경구와 '해품달'의 명조연 김응수는 서천 태생이다. '왕릉일가'의 '쿠웨이트 박’ 최주봉(예산). 동네아저씨 같은 구수한 말씨로 마당놀이를 휘어잡는 윤문식·김종엽(서산), 섹시 디바 엄정화와 남동생 엄태웅(제천), 한때 김혜수의 연인이었던 유해진(청주), 자타 공인 흥행제조기 이범수(청주), ‘미달이 아빠’ 박영규(대전), 탤런트계 대모 강부자(논산), 여자들의 로망 고수(논산), 김형자(대전), 이원종(부여), 한효주·조안·오미희(청주), 오지명·박인환(청원), 이경영·권민중(충주), 나한일(서천), 박정수(연기), 양금석(아산), 이원발(논산), 노현희(예산), 허영란(천안), 성지루(공주), 남능미(청양), 박보영(증평)도 충청도 배우다.

일본에서 엔카로 자리잡은 계은숙(서산), 무술감독이자 영화배우인 정두홍(부여)도 고향사람이다. 청룡영화상,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 영화계의 보배 김하늘은 프로필에는 서울로 나와 있지만 충북 단양이 뿌리다.

   
 

◆코미디 부문

삼남지방 중 양반이 가장 많았던 곳이 충청도다. 어눌한 말투 때문에 간혹 오해를 받긴 하지만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기질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김좌진 장군을 비롯하여, 윤봉길 의사, 만해 한용운, 유관순 열사가 모두 충청도 출신이다.

 

대표적인 '웃음꾼'들이 충청도에 유독 많은 것은 내면의 끼와 넉넉한 해학이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방송에 출연하는 코미디언의 40% 정도가 충청도 출신이다.

개그맨 서경석(대전)은 동명중-동대전고를 거쳐 육군사관학교에 수석입학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서울대 불문과에 재입학했다. 입담하면 대한민국 최고라는 신동엽은 강원도 화천이나 서울 태생으로 프로필이 돼있지만 뿌리는 충북 제천이다.

마치 옆집 누나와 이야기 나누듯 편안한 개그를 자랑하는 이영자(아산), '추억의 책가방' 임하룡(단양), 못생긴 옥동자지만 몸 전체가 악기인 정종철(제천), 성대모사의 달인 최병서·김학도(대전), 전영미·홍석천(청양), 최양락·유세윤(아산), 김미연·안상태(천안), 홍기훈(괴산), 서세원(진천), 김다래(충주), 황기순(대전), 노홍철(서천)도 웃기는 충청도 광대다.

독립기념관 옆 방앗간 집 아들인 김학래(천안)는 사업가로도 성공했고 '하회탈' 남희석은 보령출신으로 딸 이름도 아예 ‘보령’으로 지을 만큼 지역사랑이 남다르다.

   
 

◆충청도의 힘

아나운서 김성주(청주), 김병찬(청주), 전문MC 조영구(충주), 이창명(대전), 전문DJ 이종환(밤의 디스크쇼·아산)은 충청도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들이다.

 

공중파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듀서인 KBS '1박2일' 나영석·이명한PD는 청주사람이고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PD는 보령사람으로 공주대사대부고를 나왔다. 대표적인 스포츠인으로는 박찬호·박세리(공주) 김태균·정민철(대전), 송진우·장종훈(청주)이 있다.

이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를 자랑스럽게 한다. 뜨겁게 한다. 불후의 명곡으로, 명품 연기로, 철철 넘치는 끼로 세상을 주유하는 이들이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자신의 몸에 절절이 흐르는 충청도의 DNA는 피보다 진하다. 충청도 대표가 아니라 '충청인의 이름표'를 단 대한민국 대표들이다. 매일매일 고향을 외치지 않아도 '충청in 충청人'으로 사는 이들은 지역을 사랑하는 지역민들의 자부심이다.

P.S)실수로 여기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혹은 출신지를 잘못 표기해서 ‘가문의 영광’에 상처를 주었다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한다.

나재필 논설위원 najepi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