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환자가 가만히 있어도 왼쪽 다리가 떨리고 움직일 때에는 몸 전체가 뻣뻣해지는 느낌이 생겼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환자는 단순한 피로로 생각해 쉬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증상이 심해졌고 영양제라도 맞을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오진이길 바라고 필자를 찾은 최씨는 검사 결과 파킨슨병이 맞았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파킨슨병은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육이 경직되며' '가만히 있어도 떨리고' '자세가 불안해지는' 특징이 있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우울감이나 기억력 저하, 식욕 감퇴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파킨슨병을 치매, 우울증, 뇌졸중으로 잘못 진단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확실한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다. 도파민의 원료인 레보도파를 약으로 보충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여러 약을 추가하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으로 몸이 꼬이거나 위장장애·정신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법으로는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이 수술은 두개골을 조금 열고 길고 가는 침을 도파민 분비와 관련된 부위에 넣은 후 고주파 전류를 쏴 자극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술법이 더 발달해 침을 꽂지 않고 두개골 밖에서 초음파를 쏴 뇌부위를 자극하는 고집적초음파수술도 활발히 하고 있다. 환자가 수술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이 역시 파킨슨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수술이 아니라 증상을 완화시킬 뿐이다.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파킨슨병은 원인도 모르고 뚜렷한 해결책도 없다보니 환자는 쉽게 낙담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완치할 수는 없어도 증상을 줄이는 정도는 현재의 의학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킨슨병을 장애나 전염병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환자는 병의 진행만큼이나 병에 대한 잘못된 시선 때문에 사회와 직장에서 고립되는 것을 힘들어 한다. 파킨슨병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파킨슨병에 대한 오해를 풀고, 환자는 수술과 재활을 포함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 장진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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