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폭력 가해자는 주로 이웃男·前애인·직장상사 등 아는 사람

성폭력 가해자는 주로 이웃男·前애인·직장상사 등 아는 사람
http://media.daum.net/v/20150926030440220

출처 :  [미디어다음] 사회일반 

글쓴이 : 조선일보 원글보기

메모 : 올해 초 서울 관악구에 사는 하모(32)씨 원룸으로 헤어진 지 석 달 된 남자 친구 김모(34)씨가 찾아왔다. 김씨는 문 앞에서 이름을 부르며 "문 열어달라"고 소리쳤다. "동네 창피하다"며 방 안으로 들인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다시 만나기 싫다"는 하씨를 침대 위로 밀치곤 옷을 벗기려 했다. 비명을 지르자 멈추긴 했지만, 하마터면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하지만 하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하씨는 "헤어진 데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었고 강간을 당한 것도 아니어서…"라 했다. 하씨는 옛 남자 친구가 집으로 또 찾아올까 봐 불안에 떨다가 결국 이사했다. 한국 여성들에게 성폭력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2013년 전국 성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여성의 19.5%는 강간·강간미수·성추행 등 신체적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경찰청이 집계한 강간·강제추행·몰래카메라 등 성폭력 사건 발생 건수도 2009년 1만2742건에서 2014년 2만9517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성폭력 범죄 피해 여성 중 64.7%가 아무에게도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간과 강간 미수 피해자 중 경찰에 신고한 이도 6.6%에 그쳤다. 서울에 사는 이모(여·31)씨는 "여자로서 가장 무서운 건 내가 언제 어디서든 성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라 했다. 여성가족부 조사에서 강간이나 강간미수, 강제추행 등 상대적으로 피해 정도가 심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대다수는 평소 피해 여성과 알고 지내던 주변 남성이었다. 강간범 중 60%가 면식범(面識犯)으로, 이 가운데 31%는 직장 상사나 동료였다. 실제로도 직장 성폭행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동료 여직원 최모(20)씨를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이모(31)씨는 법원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과 함께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작년 12월 퇴근길에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최씨를 차에 태우곤 수면제를 탄 홍차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하고 범행했다. 강간미수의 경우 가해자의 61%가 피해자와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였다. 그 가운데 헤어진 애인(28%)이 가장 많았다. 작년 6월 인턴으로 근무하던 벤처기업의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A(26)씨는 "30대 후반에 자수성가한 사장이 대단해 보였고 인간적 호감도 있었는데 그때 일을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고 했다. 당시 술자리가 끝나고 "바래다주겠다"며 함께 택시에 탄 사장은 A씨 허벅지 등을 만지며 입을 맞췄다. 그러고선 택시 기사에게 자기 집 쪽으로 가달라고 했다. 놀라서 차에서 내린 A씨는 전전긍긍하다 일주일 뒤에야 사장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사장은 "싫으면 왜 처음부터 뿌리치지 않았느냐"고 되레 화를 냈다. A씨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지만, 수치스러워 경찰에 신고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키스를 하거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은 가해자의 67.5%가 면식범이었다. 그 가운데 33.4%가 동네 남자들이었다. 성폭력과는 별개로 폭행 등 연인 간 데이트 폭력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연인에게서 육체적·정신적 폭행을 당한 사람은 3만6362명에 달했다. 이 중 폭행치사 등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290명이었다. 최근엔 장모(31)씨가 여자 친구 김모(28)씨의 옷을 가위로 찢고 알몸 상태로 의자에 묶고 목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구속됐다. 장씨는 술자리에서 김씨가 다른 남자와 성적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엔 경기도 광주에서 결별 선언을 한 여자친구에게 염산을 뿌려 화상을 입힌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연인에 대한 폭력을 범죄가 아닌 둘 사이의 문제라고 보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라 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