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0일 파업에 동참했던 전공의 입니다.
현재 의료 수가의 문제점과 영리병원에 대한 어느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그 선생님은 서울대에서 수련을 받으셨던 분이셨으며 선생님이 인턴시절 응급실 근무를 하면서 있었든 일이였답니다.
내가 보라매 병원 응급실에서 당직을 서고 있을 때 일이였다. 하루는 심폐소생술(CPR)을 필요로 하는 응급 환자분이 세분이 응급실로 실려왔다.
두분은 심근경색, 한분은 천식으로 인한 호흡정지...
당일 당직이셨던 스마트한 응급의학과 전공의 선생님의 진두지휘 하에 나 역시 만져지지도 않는 혈관을 잡아내며
내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만큼 훌륭한 인턴잡을 해냈더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으며 세 환자분들 모두 스스로 심박동이 돌아오고 난 후 시간은 어느덧 새벽이 지나 오전에 해가 뜬 상태였다.
세 환자분 모두 다행스럽게도 성공적으로 중환자 실로 올릴 수가 있었다.
이날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볼 때도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였음을 확신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심폐소생술에 대한 수가는 3만원이다. 죽어가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몇 시간동안의 육체적 그리고 지식적 노력의 사투의 결과는 3만원이다.
그 세분이 올라간 중환자실은 환자가 있으면 있을 수록 병원에서는 적자를 본다.
만약 영리병원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 병원들은 비영리병원이었습니다. 비영리라는 말은 돈을 벌긴 벌되 수익금을 병원에 재투자하는 병원으로 병원시설 보수, 직원 월급 및 의료기 구입 이외에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영리병원은 이러한 제약 없이 병원 수익을 다른 곳에 투자해도 상관 없습니다. 일반 회사처럼 주식을 발행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갖가지 영리사업을 벌여도 되는 병원입니다.
(네이버 발췌)
지금 국가에서는 낮은 의료수가는 물론 모자른 비용에 대한 수입을 다른 곳 (식당, 주차장, 장례식장)에서 찾으라고 의사들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만약 영리병원에 이 세 환자분이 왔다고 가정해봅시다.
병원장은 하룻밤 새 세분의 환자를 고작 3만원 밖에 안되는 수가로 다른 경한 환자들의 진료를 뒤로 미룬 채 살려놓고 병원에 돈이 되지 않는 중환자 실로 올려보낸 의사를 좋아하겠습니까? 아니면 대충 치료하다 죽게 한 뒤 돈이 되는 장례식장과 주차장, 그리고 식당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만든 의사를 좋아하겠습니까?
비단 의사들의 양심에만 맡겨질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근무시간이고 듀티로 인해 하고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담고 이만 글을 마치려합니다.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서 기득권자들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주시고
비정상적인 수가체제에서도 지금까지 양심을 지켜온 의사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한번 더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