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한국 농구 역사상 가장 강했던 팀은?

최강동원 2009. 1. 20. 00:05



우선 글을 쓰기전에 프로 농구도 넣겠지만 용병은 제외한 조합이란 것을 밝혀 둡니다. 용병을 넣을 경우 현재에 가까운 시점에 용병들이 수준이 높다는 의견이 많으므로 한 팀의 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용병들은 전부 제외했습니다.

제가 농구를 보기 시작한 시점은 이충희가 부상으로 복귀, 부상을 반복하던 시기입니다. 현대는 이원우가 주 득점원이였던 시기로 보시면 됩니다. 그 전 시대는 제외가 되었겠죠.

다른 팀들도 많겠지만 저는 무조건 기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센터: 한기범 파포: 김유택 스포: 정덕화 슈가: 허재 포가: 강동희

아마 이 라인업이 9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기아의 아성에 이충희-이원우의 현대(기아 전 시대를 풍미하긴 했습니다), 김윤호- 김진- 김현준의 삼성이 도전하긴 했지만 고배를 들기 일수 였고 기아에 대적할 만한 실력은 아니였다고 봅니다. 강정수- 유재학이 강동희와 정덕화가 이전에 기아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강동희와 유재학을 동급으로 본 상태에서 허재와 김유택의 전성기가 강동희와 함께 할 때라고 보고 위 라인업을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았습니다.





야구에서 해태는 논란없이 한국 프로 야구 역사상 가장 강한 프로 야구팀이라고 할 만하지만 농구팀의 경우는 의견이 분분 할 수 있다는데 동감합니다. 그 어느 것보다 서장훈 이란 존재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3점 슈터에 지나지 않지만 서장훈이 최고의 기량으로 농구 대잔치 우승을 차지했을때의 포스는 정말 한국에서의 파급력으로 따지면 nba의 샤킬 오닐 이상이였습니다. 그만큼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간혹 전희철- 현주엽- 양희승- 김병철- 신기성 라인의 고대를 말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만 면면만 대단했을 뿐 전성기 기아나 연대의 상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40연승을 하던 잘 나가던 시기에도 팀 케미스트리가 깨져버린 기아에게 플레이 오프에서 패배한적이 있기도 합니다. 또 기아를 8강에서 꺽은 조동기- 양경민- 김영만- 홍사붕- 김승기 라인이 있긴 하지만 고대나 동급 그 이하입니다.





앞서서 말했던 연대는 농구 대잔치 최초 대학팀 우승 당시 서장훈- 문경은- 우지원- 김훈- 이상민 라인업이였는데 서장훈이 들어오기전 미리 졸업해 버린 '저승사자' 정재근의 공백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학 최초 농구 대잔치를 우승 시킨 팀이고 한기범- 김유택의 초 레어급 트윈 타워를 서장훈이 이길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비등한 경기를 기아와 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노련미나 클러치 상황에서의 해결이 허재- 강동희 라인보단는 못했다는 의견이고 김유택이 미들 라인으로 나왔을 때 막을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조금 불안해 보입니다. 기아랑 연대랑 붙을 경우 쌍돛대 한기범-김유택만 서장훈에게 붙이면 완벽은 아니지만 3명 붙을 정도의 커버는 아니라고 보고, 일단 그외에는 우지원이나 문경은인데 문경은 같은 경우는 정덕화나 이훈재가 전담으로 틀어막으면 10점이하로 막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일단 무엇보다 연대의 문제는 수비에서 허재를 25점 밑으로 막을 만한 선수가 없습니다. 모 프로 농구에서야 허재가 그렇게 빛을 못 보았다고 할 수 있지만 농대 시절 '허재'는 말 그대로 근 5년간 마이클 조던급 이였습니다. 알고서도 못막는 존재였지요. 거기다 강동희의 존재도 간과할 수 없구요. 허재가 임달식과의 싸움으로 코트 못 들어 섰을때도 현대가 이원우-최병식-김성욱 가지고도 한번도 못 이겼습니다. 덧 붙여 말하면, 어릴때 직접 농구장 가서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정덕화 수비는 nba로 치면 보웬이나 아테스트 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무튼 '용가리' 서장훈이 있어도 '농구 대통령' 허재가 있는한 진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94-95 시즌 결승전인가 기아가 삼성에 15점 차이로 지고 있을때 허재가 4분동안 17점 몰아 넣은기억이 생생합니다. 거의 조던급이죠. 이걸 허재는 4-5년간 지속했습니다. 음주 사고, 폭행 사건등등 다하면서도 말이죠.

또, 서장훈이 날라다니던 93년도의 김유택과 한기범이라면 둘 다 붙어도 절대 막을수 없겠지만 80년대 후반의 둘이라면 어느 정도 막을수 있다고봅니다. 93, 94년도라면, 당시 한기범은 정상적인 상태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오랜 무릎부상등으로 말입니다. 김유택이 상대적으론 조금 더 나았다고는 하지만 국제대회등의 차출로 많이 지쳐있었고 김유택 역시 하향기에 접어들었던 상태였습니다. 연대 1, 2년 시절의 젊은 서장훈의 경우 어쩌면 최대 약점은 수시로 흥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까지도 경기매너로(사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너털웃음 짓는 경우가 많았지만..) 말이많았지만 당시는 더 했었구요. 실제 94-95 농구대잔치 삼성과의 8강전의 경우 정상적인 수비라고 할 순 없지만 8강 2차전의 박상관의 그 유명한 엘보어택 이전까지 1차전과 2차전 사건전까지 박상관, 이창수 (강을준)의 육탄전에 가까운 필사적 수비가 어느정도 먹혀들었고 흥분한 서장훈이 이전에 비해 흔들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보드장악력에서 서가 여전히 앞서긴 했어도 말입니다.

각설하고, 요즘의 센터에 비해 당시 센터들의 역할은 보다 수비지향적이기도 했는데.. 특히 한기범 김유택 콤비의 경우 스크린걸어주는 것이나 피딩능력 등등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기본기가 요즘의 센터/파포에 비해(외국인선수들 제외) 월등히 낫다고 봅니다. 또한 앞서 나왔지만 오래동안 같은팀에서 플레이하였고 많은 국제전의 경험 등으로 서로간의 호흡도 잘맞았던 편이죠. 88년~90년 기준이라면 한기범-김유택 두 콤비가 93~94년의 서장훈을 완전히 틀어막지는 못하더라도 그 어마어마한 보드장악력의 위력을 상당수 감소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반면 1~3번 포지션에선 앞서서도 말했지만 공수의 균형이 잘 이뤄진 전성기의 기아 백코트진이 당시 연대를 압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상민은 1, 2학년때 허재 수비수로 나와 조기에 파울트러블로 고생하고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못했던 경기도 있습니다. 강동희와의 매치업에서도 높은 드리블로 당시 그리 느려터지지만도 않았고 긴 팔에 순간 민첩성이 좋앗던 강동희에게 연속 스틸을 당한 경기도 있었습니다. 앞서도 언급되었지만 당시 기아라면 문, 우.. 양 슈터를 수비할 수 있는 정덕화, 이훈제란 전문 수비수도 있었고 발동 걸리면 막기 힘든 강정수란 좋은 슈터도 보유했었지요. 대학 고 학절시절과 실업 초년시절 강동희는 30이 넘은 프로에서의 선수 시절과는 달리 잘 달릴 수도 있었고 특히 민첩성이 상당했던 수비력까지 갖춘 선수였습니다. 리바운드 가담력도 괜찮았고 말입니다. 서장훈, 허재 모두 괴물이지만 한기범- 김유택으로 인한 서장훈의 위력 반감 효과만큼 연대에서 허재를 틀어막을 선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이상민이? 김택훈이?? 석주일, 김훈이?





결론적으로 89~92년 기아와 93~94년 연대의 대결에선 근소하지만 개인적으로 기아의 우위를 점치면서 제가 본봐로는 한국 농구 역사상 기아가 가장 강한 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만 한국의 조던 '농구 천재' 허재가 있는한 절대적이라까지 느껴지네요. 마지막으로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것 같아 덧 붙여 말하면 프로는 이상민-추승균- 조성원 라인과 김승현- 김병철- 전희철, 신기성- 양경민- 김주성라인이 있지만 용병이 주를 이루었던 만큼 위 각각 3명의 선수이외에는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하기가 조금은 불리한 상황이라 기아에 대적할 만한 토종팀은 없다고 봅니다. 결론은 기아를 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