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Live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입력2010.08.30 10:12수정2010.08.30 20:40누가봤을까?
열아홉 살 초은 씨(본명 츠호은릉엥)의 머리카락이 한 달 새 귀밑까지 짧아져 있었다. 미용기술을 배우는 동료 재소자가 솜씨를 부린 머리카락은 비뚤비뚤했다. 그래도 그녀는 머리 모양을 마음에 들어한다. 한국 여자들의 과감한 쇼트커트가 예뻐 보여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단다. 8월19일 그녀를 청주 외국인보호소에서 면회했다. 교도소에서 입었던 파란 죄수복 대신 빨간색 반바지, 반소매 체육복 차림이었다. 면회실의 이중창은 그대로였지만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초은 씨의 표정이 밝았다.
8월13일, 그녀는 법무부가 발표한 광복절 특사 2493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초은 씨는 2008년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스무 살 연상인 한국인 남편을 따라 대구로 시집왔다. 지난해 1월30일, 술을 마신 남편은 그녀의 배를 때렸다. 뱃속에는 유나가 3개월째 자라고 있었다. 아이를 지키려 흉기를 들었고 남편은 숨졌다.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 시사IN > 제150호 참조).
"초은, 집에 가." 8월13일 오후 3시, 여느 때처럼 청주여자교도소 작업장에서 도자기에 스티커를 붙이던 초은 씨에게 봉사자 한 명이 말을 건넸다. 짓궂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8·15 특별사면이라는 게 있는 줄 그때 처음 알았다. 감방 동료들이 펑펑 우는 그녀를 안아주며 잘 살라고 했다. 다음 날인 8월14일 오전, 복역 1년5개월 만에 수감번호 205번을 떼고 교도소를 나섰다. 8월24일 초은 씨는 캄보디아로 출국한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절 올리겠다"
캄보디아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절을 올릴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노점에서 달걀·담배를 팔며 초은 씨의 딸 유나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우숙렝 씨는 전화로 딸의 사면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고 한다. 초은 씨는 무엇보다 복역 중에 일을 해 모은 돈으로 12개월 된 딸 유나에게 직접 우유를 사 먹일 수 있게 돼 기뻤다.
초은 씨는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중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일을 하며 유나를 한국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도 했다. "나쁜 기억도 있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고마운 분들의 도움이 컸다. 좀 더 환경이 나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 하지만 딸 유나는 캄보디아 국적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어머니의 손에 들려 캄보디아에 보내졌다. 초은 씨의 귀향길을 함께할 고은영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변호사 자문을 통해 한국 국적 취득의 가능성을 따져볼 예정이다. 출소 이후, 그녀의 자립을 돕기 위한 후원 모금활동도 벌이고 있다. 초은 씨는 사건이 있기 전 사랑을 많이 주신 시부모께 언젠가 유나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초은 씨의 사면 결정을 두고 지난 7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죽은 베트남 신부 탓티황옥 씨 사건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면 소식을 들은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감회가 남달랐다. 사건 당시부터 물심양면으로 초은 씨의 구명활동을 벌였던 그녀는 "먼 이국땅에서 이방인이자 여성으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캄보디아에서도 살기가 편치 않을 텐데 굳건히 잘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출국 전날 초은 씨를 면회할 예정이다.
청주 외국인보호소 면회실 직원은 초은 씨를 '애기야'라고 부른다. 처음 온 날부터 볼 때마다 꼬박꼬박 인사를 하는 그녀와 일주일 사이 제법 살가워졌다. 20여 분의 면회시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초은 씨의 발걸음이 지난번보다 한결 가벼워 보였다.
8월13일, 그녀는 법무부가 발표한 광복절 특사 2493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초은 씨는 2008년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스무 살 연상인 한국인 남편을 따라 대구로 시집왔다. 지난해 1월30일, 술을 마신 남편은 그녀의 배를 때렸다. 뱃속에는 유나가 3개월째 자라고 있었다. 아이를 지키려 흉기를 들었고 남편은 숨졌다.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 시사IN > 제150호 참조).
"초은, 집에 가." 8월13일 오후 3시, 여느 때처럼 청주여자교도소 작업장에서 도자기에 스티커를 붙이던 초은 씨에게 봉사자 한 명이 말을 건넸다. 짓궂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8·15 특별사면이라는 게 있는 줄 그때 처음 알았다. 감방 동료들이 펑펑 우는 그녀를 안아주며 잘 살라고 했다. 다음 날인 8월14일 오전, 복역 1년5개월 만에 수감번호 205번을 떼고 교도소를 나섰다. 8월24일 초은 씨는 캄보디아로 출국한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절 올리겠다"
캄보디아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절을 올릴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노점에서 달걀·담배를 팔며 초은 씨의 딸 유나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우숙렝 씨는 전화로 딸의 사면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고 한다. 초은 씨는 무엇보다 복역 중에 일을 해 모은 돈으로 12개월 된 딸 유나에게 직접 우유를 사 먹일 수 있게 돼 기뻤다.
초은 씨는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중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일을 하며 유나를 한국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도 했다. "나쁜 기억도 있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고마운 분들의 도움이 컸다. 좀 더 환경이 나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 하지만 딸 유나는 캄보디아 국적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어머니의 손에 들려 캄보디아에 보내졌다. 초은 씨의 귀향길을 함께할 고은영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변호사 자문을 통해 한국 국적 취득의 가능성을 따져볼 예정이다. 출소 이후, 그녀의 자립을 돕기 위한 후원 모금활동도 벌이고 있다. 초은 씨는 사건이 있기 전 사랑을 많이 주신 시부모께 언젠가 유나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초은 씨의 사면 결정을 두고 지난 7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죽은 베트남 신부 탓티황옥 씨 사건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면 소식을 들은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감회가 남달랐다. 사건 당시부터 물심양면으로 초은 씨의 구명활동을 벌였던 그녀는 "먼 이국땅에서 이방인이자 여성으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캄보디아에서도 살기가 편치 않을 텐데 굳건히 잘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출국 전날 초은 씨를 면회할 예정이다.
청주 외국인보호소 면회실 직원은 초은 씨를 '애기야'라고 부른다. 처음 온 날부터 볼 때마다 꼬박꼬박 인사를 하는 그녀와 일주일 사이 제법 살가워졌다. 20여 분의 면회시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초은 씨의 발걸음이 지난번보다 한결 가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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