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시설...(사건사고포함)

수락산 살인 김학봉 현장검증..피해자 남편 격렬한 항의·오열

최강동원 2016. 6. 3. 19:41
수락산 살인 김학봉 현장검증..피해자 남편 격렬한 항의·오열뉴시스|심동준
입력 16.06.03. 11:38 (수정 16.06.03. 11:38)

현장검증 전엔 "죄송", 현장에서는 미안한 기색 없어
피해자 남편 "사형시켜야…다시 나오면 또 살인할 것"
주민들 "무서워서 못 다닌다" "어쩜 저리 태연할까" 성토
경찰, 김씨 보강수사 이후 8일께 검찰 송치 예정

【서울=뉴시스】심동준 이혜원 기자 =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피의자 김학봉(61)은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김씨는 현장검증을 떠나기 전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지만, 현장에서는 고개를 꼿꼿이 들고 미안한 기색 없이 유족들을 바라봤다.

3일 오전 9시30분께 김씨가 범행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유족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현장검증에는 유족 이외에 주민과 등산객 30여명과 취재진이 몰렸다.

피해자 A(64·여)씨의 남편은 연신 고성을 질러대며 김학봉의 범행에 분노했다. 피해자 남편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며 "또 나오게 되면 다른 살인을 하게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아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누군가 피해를 입기 전에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울먹였다.

현장 한편에서는 A씨의 딸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 없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9시43분께 김학봉이 경찰에 이끌려 범행 현장에 나타나자 유족과 주민들은 그를 향해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유족들은 "가정이 완전히 파괴시켜 버렸다"며 오열했고 한 주민은 "사형을 시켜야 마땅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검증을 시작하기 직전, 김씨가 나타나자 남편은 인근에 있던 길이 약 30㎝의 나뭇가지를 뽑아 김학봉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또 일부 유족과 시민들이 김씨에게 다가가려고 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남편은 경찰의 제지를 받으면서 "(김씨는) 우리 아내를 잔인하게 찔렀다"며 "그 여자가 무슨 힘이 있고 죄를 졌다고 그러느냐"고 울부짖었다.

9시53분께 오열하던 유족과 김씨를 지탄하던 시민들은 지치고 잠긴 목소리로 현장검증을 지켜보게 해줄 것을 경찰에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0시30분까지 약 30분간 비공개로 유족과 주민, 취재진의 진입을 배제하고 김씨의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담담하게 자기가 진술한 내용대로 재현했다"며 "강도 혐의 부분에 대해 자기가 진술한대로 재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행적과 현장검증 내용을 토대로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8일께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현장을 찾은 등산객 이모(62)씨는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일부러 나왔다"며 "여기가 이 동네에서 대로인데 사람들이 요즘 다 안다닌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천모(51·여)씨는 "(김씨를) 보니까 당당하고 멀쩡해 보인다"며 "어쩜 저럴 수 있냐"고 토로했다.

김씨는 앞서 오전 8시30분 범행 장소인 수락산으로 현장 검증을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를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검거 당시 차림인 녹색 셔츠에 보라색 바지를 입은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강도하려 죽였는지 잘 모르겠다. 주머니를 뒤졌지만 나오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명을 죽이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홧김에 했던 소리"라며 처음 보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고 알려진 점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뒤 호송차에 올랐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전 5시20분께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A(64·여)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해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김씨는 전일 조사 과정에서 "밥이라도 사먹으려고 했다"며 돈을 뺏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자신이 수락산 살인사건을 저질렀다며 자수했다. 이후 경찰은 김씨의 혐의 사실이 상당하다고 판단, 지난 31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