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54명 한꺼번에 수용... 부산구치소 '초비상'
2006.03.31 11:58
▲ 부산구치소에는 현재 60여명의 조폭 관련자가 수용되어 있다. 사진은 부산구치소 입구. |
ⓒ2006 부산구치소 |
조직폭력배 54명이 한꺼번에 수용되면서 '초비상'이 걸린 부산구치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 1월 20일 부산영락공원 장례식장 조직폭력배 난동사건 관련자들이 이 구치소에 수용되어 있다.
영락공원 장례식장 조폭 난동사건을 일으킨 세력은 '20세기파'와 '유태파' '영도파' 등 '반칠성파' 였다. 이날 발생한 사건은 부산지역 세력 1위의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이에 반대하는 '반칠성파'의 해묵은 세력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구치소에는 지난해 8월 부산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폭력사건 가담 혐의자도 함께 수용돼 있다. 당시 '칠성파' 조직원 3명이 '20세기파' 조직원을 흉기로 찌른 혐의다.
부산구치소는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구치소 안에서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우선. 이들이 구치소 안에서 마주친다면 또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동 거실별로 분산 수용되어 있으며, 접견과 운동 때도 철저히 분리하고, 직원이 1대1 동행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리의 한 단면이 드러난 게 지난 27일 첫 공판 때였다. 부산지방법원 형사5단독 정윤형 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공판에는 47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섰으며 변호인만해도 15명이나 되었다. 한 마디로 '북새통' 이었다.
이날 구치소와 경찰은 '조폭 호송 작전'을 폈다. 공범끼리는 증거인멸이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같은 방에 배치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재판 호송 때도 마찬가지다. 구치소 측은 3대의 호송버스에다 1대1 전담 인력을 붙여 호송했고, 피고인 대기실은 물론 법정 안에서도 붙어 앉지 못하도록 했다. 이날 재판부가 경찰에 요청해 2개 중대 200여명의 경비인력과 사복경찰관 50여명이 투입되었다.
부산구치소 보안과 관계자는 "서로 반목 관계에 있을 수 있기에 각각 나눠 수용하고 있으며, 사동 거실별로 분산 수용하고 있다"면서 "접견이나 운동 때 철저히 분리해서 직원이 1대1 동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국주 부산구치소 소장은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피고인들에 비해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