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오휘웅...

오래전에 티브이에서 억울하고 그릇된 재판에서 희생당한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착찹함을 금치 못했고 본인은 인터넷에 나온 글과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을 종합하여 글을 써 보았다.

아래 이야기는 실화이며 직접증거 없이 모두가 정황증거로만으로 살인교사죄로 기소되어 사형을 판결하였다고 한다..

 

오휘웅(당시34살) - 살인교사죄 - 사형이 집행됨

두이분(당시28살) - 오휘웅과 내연관계의 여인이었다. 자신의 남편, 두아들을 오휘웅과

살인하였다고 경찰, 검찰에서 진술 - 살인 및 살인교사죄 - 차후에 구치소에서 스스로 자살함, 오휘웅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유일한 단서였음, 경찰, 검찰이 그녀의 진술에 의존

 

◆ “죽은 뒤에라도 누명을…”

 죽으면서 남기는 말에 진실성이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서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천당이나 극락을 약속받았다고 확신하고 있는 마당에 치사한 거짓말을 유언으로 남길 만큼 인간이 간교하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짓 유언은 신을 속이고 영생구원을 훔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너무나 복잡하다. 재판 때부터 억울하다,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보니 관성이 붙어 형장에서까지도 그런 거짓말을 하고 죽을 가능성은 비록 낮다고 해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유언이 무게를 갖게 되려면 수사와 재판, 그리고 교도소 생활에서 드러난 사실의 뒷받침을 받을 때다. 오판에 의한 사형, 즉 오살(誤殺)이 아닐까 하는 의문의 실마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런 항변의 사례를 소개한다.

 

1979년 9월13일 서울구치소 사형집행장 위 돗자리에는 ‘치정살인범’ 오휘웅 씨(당시 34세 미혼)가 앉혀졌다. 통통하고 다부지게 생긴 오씨는 연출되어 구치감 문을 나설 때 낯익은 구치소 직원에게 “감사합니다,”“먼저갑니다”인사를 했었다. 이를 보고 직원들은 오씨가 아주 ‘양순하게 가 줄’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것이다.

사형수가 구치감 문을 나설 때 태도를 보면 그가 어떻게 죽을 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유언이 있으면 하십시오

” 집행관의 말이 떨어지자 오씨는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험많은 사형집행인들은 형장에서 사형수가 아무리 태연하려고 애써도 속일 수 없는 것은 목소리라고 말하고 있다.

이날 오씨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는 증언이 있다. 유언의 내용은 격했지만 말투는 담담했다는 것이다.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저의 유언을 가족에게 꼭 전하여 제가 죽은 뒤에라도 누명을 벗도록 해주십시오. 여기 검사, 판사도 나와 있지만(검사는 집행장에 나오지만 판사는 안 나옴:필자)

저와 같이 억울하게 죽는 이가 없도록 해주십시오. 저는 기독교인으로 죽습니다. 천당가게 해주십시오

.” 끝에 가서 오씨는 저주를 남겼다. - 죽어 원혼이 되어서라도 나를 잘못 판결한 검찰에게 원수를 갚겠다는, - 가슴 서늘한 이야기를 했다.

 

- 실제로 모든 사람이 죽기 직전에는 절대 거짖말을 안한다. 죽어가는 마당에 거짖말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휘웅은 사형집행 순간까지 담당검사를 또렷한 눈으로 응시하며 마지막 유언을 했다는 것이다.

오씨의 이 유언은 그 집행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충격을 주었다.

 

◆ “하나님만은 아십니다”

 오씨는 1974년 12월30일 인천에서 평소 간통 해온 두이분 씨(당시28세)란 유부녀의 교사를 받아 두씨의 남편과 두 아들을 목눌러 죽였다는 혐의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오씨는 재판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변호사들은 두씨의 단독범행이며 두씨가 오씨를 물고 들어간 것이라는 쪽으로 변론을 했다. 오씨는 1976년 2월24일에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 사형이 확정되고 말았다. 수사나 재판기록을 보면 오씨를 범인으로 찍지 않을 수 없는 지문등 물증은 없다. 정황이나 여러 증인들의 증언 및 오씨의 경찰, 검찰자백(오씨는 고문에 의한 것이라 주장)이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두이분 씨의 증언이었다. 하지만 두이분씨는 1심 재판진행 중 교도소에서 자살하고 말았다. 오씨가 무고하다면 그의 무고함을 벗겨줄 결정적인 증인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재판의 목적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면 두씨란 유력증거의 상실은 진실 발견에 큰 장애가 됐을 것이다. 예컨대 오씨의 지문이 범행도구나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는데, 경찰은 장갑을 끼고 범행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그 장갑을 찾아내지 못했다.

오씨는 사건 발생 바로 이틀 뒤에 붙들렸는데 그가 진실한 자백을 했더라면 장갑을 왜 못 찾앗을까. 허술한 수사와 두씨의 자살로 판단이 어렵게 됐다고 해서 재판을 중지할 수은 없다. 이런 상태에서 사형선고를 한 1심 재판장은 선고 뒤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2심 재판장을 찾아가 “2심에서는 잘 살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고이유서를 썼던 이범열 변호사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형선고는 명백한 오판이었다고 말하고 있다(오씨의 유언을 전해 듣기 전부터). 오씨는 사형확정 뒤에도 세 차례 재심을 신청, 모두 기각됐다. 사형이 확정된 이후 구치소 생황을 할 때의 오씨에 대한 소감이나 기록은 많다.

교도소 직원, 목사, 그와 신앙의 자매관계를 맺었던 여집사, 그와 같은 감방에 있었던 재소자들은 입을 모아 그가 무고한 것 같더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구치소 내 교회를 이끌었던 김수진 목사는 오씨가 처음 만나자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더라고 했다.

 “저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제가 저지른 죄는 간통뿐입니다. 목사님 살려주세요. 하나님만은 아십니다.” “하나님만은 아십니다”톨스토이의 소설 제목 같은 이 말을 오씨는 되풀이 했다.

 

김목사는 “하나님이 알고 계신다면 무죄가 밝혀지겠지요”라고 달랠 수밖에 없었다. 1976년 3월 8일 오휘웅 씨는 상고기각 판결문을 교도소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상고기각 뒤에는 재심신청이란 방법이 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므로 상고기각 판결문은 사실상의 사형집행장이다. 이 판결문을 받으면서도 오씨는 억울하다면서 수사와 재판을 각본이니, 거짓이니 하는 말로  욕했다고 한다. 이즈음 오씨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고 해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직원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 2년 작정 기도도 효험 없고

 김수진 목사에 이어 서울구치소에 온 형목(刑牧) 김준영 씨도 오씨에 대한 기록을 ‘죽음에서 삶이로’란 책에 남겼다. 초췌한 모습으로 다가온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밝힐 재간이 없습니다. 하나님만은 아실겁니다. 죽은 후에나마 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가고 싶습니다. 목사님 도와주세요.”
1977년 4월 10일 구속된 지 1년 4개월, 사형이 확정된 지 1년여가 지난날 오씨는 김수진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오씨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그는 원래 일연정종의 포교사였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인천 지역의 책임자이기도 하는 등 집안이 모두 독실한 일연정종 교도였다. 그런 오씨가 개종을 한 것은 전지전능하시다는 하느님께 의탁하여 누명을 벗어보려는 계산에서 출발한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오씨는 처형되기 두 달 전 1주일에 한번씩 그를 찾아와 예배를 함께 보아주던 여집사를 만나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제가 그전부터 2년 기한을 잡고 작정기도를 해왔습니다. 저의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말입니다. 그 기한이 막 지나갔습니다. 아무런 효과가 없는 기도였습니다. 교화할 마음이 나지 않습니다.” 그때는 재심신청이 대법원에서도 기각돼 모든 희망이 없어진 무렵이었는데 이 말을 남기고, 오씨는 그뒤 예배보러 나오지 않았다.

오씨는 집행 직전에 다시 나오게 됐는데 “인간은 어차피 죽을 목숨, 좀더 빨리가는 것뿐인데 누명 쓰고 가는 것이 분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자주하다가 사형집행일을 맞았던 것이다. 오씨의 유족들은 그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 네 개를 아직 보관하고 있다. 면회 온 동생이나 아버지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여 구명운동을 해보라고 부탁하는 말이 녹음돼 있다. 처형 몇 달 전에 녹음된 그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안타까와하는 마음 그대로다. 짧은 면회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따발총 쏘듯이 말을 급하게 뱉아내고 있는 중에 뚜―뚜―하는, 면회 시간 끝났음을 알리는 부저 소리가 섞여 들린다.
“이젠 아무리 재심을 신청해도 소용 없으니 신문사에 찾아가 호소하여 여론을 불러일으켜 주세요.”
“시간도 없고 희망도 없다.”
“나 죽는 건 괜찮지만 누명은 벗어야지…” 그의 유언을 기자로부터 전해들은 오씨와 같은 감방에 있었던 김모씨는 이렇게 내뱉았다. “무고한 놈이었어요. 밤에 잠 못 이뤄하던 일, 한밤에 신경이 예민해져서 우리가 못듣는 간수의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고 누가 온다고 중얼거리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하도 억울하다고 그러기에,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으니가 형장에 서거든 그런 말 구지구질하게 하지 말고 깨끗이 가라고 했더랍니다. 그러겠다고 했는데 자식이 약속을 안 지켰군요.” 구치소나 형장에서 드러난 사실들은 압도적으로 오씨의 무고함을 시사하고 있지만 판결은 어디까지나 법정에 제출된 자료의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다. 선고 뒤에 나타나는 피고인의 행동이나 태도는 그 판결을 변경시키는 데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확정선고 뒤의 사형수는 잊혀지면서 사라져갈 따름이다.

 

본인은 오휘웅 사건의 의문점을 종합해서  적어보았다.

1- 지문, 범행도구 등 의 직접증거 없이 모두 정황증거만으로 범행을 단정지음

2- 유력한 용의자 두이분(오휘웅의 내연녀)의 구치소에서의 자살

3- 경찰,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고문, 구타,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 진술유도)

4- 두이분의 진술에 단순의존, 제3의 용의자 조사 미흡

5- 사법부의 채증의 법칙(증거 채집원칙)에 대한 무시

6- 1심, 항소심(고등법원, 2심)의 구태의연한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