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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찰이라는 곳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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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曹溪宗)이든 천태종(天台宗)이든 사찰이라는 곳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비워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스님들께 귀의(歸依)하여 세상의 진리를 배워 보다 인간답게 사는 '학교'와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찰(寺刹)을 가리켜 도량(道場)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배우는 학생들이 딴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듯이 무엇인가 배우고 느낄 때에는 우선 자신을 비워야 함이 그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찰에는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기에 경건한 마음 또한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불교에서는 하심(下心: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라는 가르침을 초발심자(初發心者)에게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심(下心)을 근본으로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율장(律藏)에서는 사찰에서의 몸가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법당에 들어갈 때에는 가운데 문으로 다니지 말고 왼쪽 혹은 오른 쪽 옆문으로 출입하여야 하며, 볼일 없이 법당에 들어간다든지 탑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
법당 앞이나 탑에 침을 뱉거나 코를 풀지 못하며, 삿갓이나 지팡이를 법당 벽에 걸거나 기대지 아니하여야 한다. 그리고 불상이나 탑을 돌 때 오른른 쪽으로 돌아야 하며 세 번, 일곱 번 , 백 번을 돌더라도 그 수를 알아야 한다.』 - 사미율의(沙彌律義) -
이와 같이 사찰은 어느 한곳 몸가짐을 풀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그 이유는 사찰은 수행을 하는 곳이지 쉬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행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찰을 찾는 이에게 그 어느 곳보다 더 안락한 마음을 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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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당에 들어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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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 들어와서는 화급을 다투는 중대한 용무가 없는 한 제일 먼저 부처님 전에 참배를 드려야 합니다. 법당(法堂)은 부처님이 모셔진 곳이기 때문에 참배를 하기 전에 자신의 산란한 마음을 추스려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선 부처님을 향해 반 배로 한 번 절을 한 후에 가운데 문이 아닌 오른쪽이나 왼쪽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가운데 문은 '어간문(御間門)'이라고 하여 큰스님께서 출입(出入)하시는 문(門)이기에 우리 불자들은 이 어간문을 피해 좌 우측의 문을 이용해야 합니다.
법당의 바깥이나 안에서 부처님의 정면(正面)을 지날 때도 합장을 하고 부처님이 계신 곳을 향하여 반 배로 절을 한 번하거나 공손한 마음으로 허리를 굽히고서 지나가야 합니다.
어간문의 좌 우측의 문을 이용해 법당에 들어설 때에는, 신발은 한쪽부터 가지런히 벗어둡니다.
불교에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발 아래를 비추고 살펴라'는 말입니다.
어지럽게 벗어둔 신발은 내가 지나간 흔적이 어지럽혀진 것이며 이로 인해 뒷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세상을 살아갈 때에도 이와 같이 자신의 지나간 흔적을 깨끗이 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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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참배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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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들어설 때, 우리가 들어가는 방향에서 왼쪽 문으로 들어갈 때에는 오른 발이, 오른쪽 문의 경우 왼발이 먼저 들어갑니다.( 이러한 이유는 법당에 들어서면서 부처님을 등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법당(法堂)에 들어서면 뒤따라 들어오는 불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 걸음 옆으로 비껴 섭니다.
그리고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합장하여 반 배(선 자세로 합장하고 몸을 60°∼ 45°)로 절을 올리고,
불단 앞까지 조용히 걸어가서 부처님께 다시 합장하여 반 배로 절을 한번 한 후,
준비하여 온 공양물을 부처님을 모신 불단(佛壇)에 올립니다.
공양물(供養物)을 올리는데 있어서도 예의에 맞는 방법이 있습니다. 초와 향이 이미 밝혀져 있으면 자신이 가져간 것은 불단의 한쪽에 가지런하게 둡니다. 자신의 촛불을 밝히기 위해서 먼저 밝혀져 있는 촛불을 끄는 일은 남의 공덕을 뺏기는 일이 되기도 하고 재물의 낭비하기도 합니다.
또한 향의 경우 참배하는 불자마다 피워 올린다면 오히려 향내가 너무 진하여 불전이 어지럽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이 점 또한 유의하여야 합니다. 촛불과 향은 누가 밝힌 것이든 하나만 올려져 있으면 모든 불자들의 공양을 대신하는 것이 됩니다.
향을 사를 때에는 향에 불을 붙인 다음 오른 손으로 향을 올리는데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향을 받들어 이마 위로 올렸다가 가슴 앞으로 다시 내린 다음, 왼손으로 오른 손을 받치면서 향로에 꽂아야 합니다.
향로에 향을 꽂은 다음 다시 합장하고 한발 뒤로 물러서 반 배를 한 다음, 합장한 채, 뒷걸음으로 물러서서 되도록 부처님 정면에서 비켜선 자리에 와서 부처님 전에 3배를 올리면 부처님께 예배를 마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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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합장(合掌)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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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합장(合掌)이라는 뜻은 손바닥을 합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손을 합하여 자신의 가슴에 모음으로써 흩어져 있어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산란한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집중하는 합장은 나와 너, 내 것과 네 것, 이것 저것 등 일체의 차별의 마음을 떠나 둘이 아닌 마음을 지니는 불이심(不二心)과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中道)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처님을 상징하는 오른 손과 중생을 상징하는 왼손을 합침으로서 부처와 중생이 궁극에 가서는 하나가 되는 일체 중생의 성불(成佛)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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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합장을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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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을 할 때에는 우선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손을 가슴 앞으로 올려서 두 손바닥을 붙입니다.
이때 합한 손은 연꽃 봉우리 모양처럼 약간 사이를 띄우거나 혹은 손바닥이 벌어지지 않도록 두 손의 엄지손가락을 교차시키기도 하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오른 손의 엄지손가락 위에 왼손의 엄지손가락을 교차시키도록 합니다.
그리고 합장한 두 손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만큼 가슴에서 조금 띄우고 합장한 손을 위로 75도 정도 세웁니다.
팔꿈치는 몸에 너무 붙이지 말고 겨드랑이에서 약간 떨어지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려뜨리는 기분으로 둡니다.
전체적으로 합장하는 자세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며 어깨나 팔목 손 등 어느 부분에도 힘을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세가 아닙니다.
이렇게 합장을 한 후,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리는데 세 번을 절을 하는 이유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스님들인 삼보에 예를 올리는 것이기에 이를 가리켜 '삼정례(三頂禮)'라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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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절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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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가 삼보님께 절을 하는 것은 오체투지(五體投地)라는 인도(印度)의 예법을 그 근본으로 합니다.
여기서 오체(五體)는 '양 팔꿈치'와 '양 무릎'을 그리고 '이마'가 땅에 닿는 것을 말하는데 이 절하는 법은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티베트의 수행자들은 몸을 완전히 땅에 붙이는 경우도 있는데 어느 나라든 간에 그 근본인 오체를 땅에 붙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조계종(曹溪宗)의 경우에서는 엎드린 채(五體投地), 두 손을 뒤짚어(仰向), 약간 들어 올려서(承虛), 부처님의 발을 받드는(佛足接)는 동작을 취하고,
천태종(天台宗)의 경우에는 한국적인 불교를 지향하는 입장이기에 오체투지와 함께 큰절로서 이를 대신하는 예를 올리고 있지만, 삼보 전에 자신을 낮추어 공경을 표하는 것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삼배를 드리는 과정에서 마지막 세 번째 절을 마친 후, 엎드린 채 손을 모아 잠시 있는데 이것을 가리켜 '고두배(叩頭拜)'라고 합니다.
이 고두배는 '유원반배(惟願半拜)'라고도 하는데 무수히 삼보 전에 예경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이것을 끝으로 마치게 됨을 아쉬움을 표하는 것으로 저희 종단에서는 잠시 엎드린 채 있는 것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고두배가 끝나면 일어나 마지막 합장 반 배로 예를 올리면 삼정례의 예법을 마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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