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시설...(사건사고포함)

울산 자매 피해자 그리고 김홍일...(거실서 잠자던 자매를 차례로…충격! 49일후...)

최강동원 2013. 1. 28. 09:17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2.09.07 00:03 / 수정 2012.09.07 11:41

목탁 소리와 종소리만 났다. 두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는 이미 눈물이 말라 큰 울음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6일 오전 10시 울산시 중구 성안동 백양사 대웅전. 7월20일 새벽 울산 중구에 있는 집에서 잠을 자다 무참히 살해당한 울산 자매의 49재가 열렸다. 수척한 얼굴의 부모는 밝게 웃고 있는 박모(27) 씨와 동생(23)의 영정사진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아이들아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렴. 억울해서 어떻게 하니." 목산스님이 넋을 위로하는 '천수경'을 읽기 시작하자 부부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 말없이 고개 숙여 눈물만 흘렸다. 한 달 전에 비해 10㎏ 이상 살이 빠진 부부의 얼굴과 손은 햇빛에 심하게 그을려 있었다. 살해 용의자인 김홍일(27)을 찾겠다며 수배전단지 5만 장을 한 달여간 돌린 탓이다.

부부의 유일한 생계 수단인 식당 문도 걸어 잠궜다. 부부는 경북 포항과 영덕, 경주, 부산 등지를 다녔다. 넋을 놓고 터미널과 도심지 한가운데 서서 "누가 좀 김홍일을 잡아주세요"라고 호소도 했다. 부산 기장군 뒷산을 헤매던 어머니(54)는 팔에 옻이 올랐다. 아버지(61)는 폭염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자매의 외삼촌인 동모(49)씨는 "제발 조카들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범인만이라도 경찰이 꼭 잡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49 재 날이 되기까지 살해 용의자인 김홍일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본지 7월27일자 18면 보도)

경찰은 13cm짜리 흉기를 들고 집에 침입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홍일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범인이 타고다니던 '48마3322 검은색 모닝차량'도 부산 기장군의 한 대학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스킨스쿠버 14명과 기동대 등 3000여 명의 경력을 부산 기장군 야산과 저수지, 마을로 보내 수색했다. 경찰이 찾은 김홍일의 흔적은 산 중턱에서 먹다 버린 과자와 음료수 캔 뿐이었다. 경찰은 10만 장의 수배전단지를 전국에 배포했다. 신고포상금도 내걸었다. 그러나 아직 뾰족한 제보는커녕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하루 2~3건 전해지는 제보를 확인하며 김홍일의 친척과 친구들이 사는 연고지 주변을 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솔직히 흉기조차 못 찾았다. 자살을 한 것인지 도주 중인지도 확신이 없다"며 "답답해 점을 쳐본 경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울산자매는 사건 발생 3일 뒤인 7월22일 화장돼 경남 양산시 매곡동에 있는 천불사에 나란히 안치됐다.

김홍일은 7월20일 오전 3시11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거실에서 잠자던 박모(23·병원 직원)씨를 찔러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분석에 따르면 김씨는 원래 언니를 살해하려고 했다. 언니와 사귀다 헤어지자고 하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살해한 사람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집에 침입해 언니까지 숨지게 한 혐의다.

 사건 직후 김씨는 도주했고 강원도 원주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와 경북 칠곡군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가 신용카드를 사용한 흔적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장거리를 이동하는 탓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그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공개수배에 나섰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0년께 숨진 자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언니와 가까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올해 초 한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취직했다. 김씨는 범행 하루 전인 19일 회사를 무단결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을 준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즐겨 봤다고 한다.

울산=김윤호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