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허재는 KCC와의 악연을 끊을 것인가???

최강동원 2013. 12. 4. 12:23

허재는 현대+KCC와 악연이 아주 많았던 농구인이었습니다.

 

1988년 기아와 현대가 격돌한 농구대잔치 결승전에서 자신의 전담마크맨이었던 임달식과 폭행시비가 벌어지더니 퇴장후 김성욱과도 시비가 붙었습니다.이때문에 허재는 징계를 먹었습니다.

 

그후 농구대잔치에서 이렇다할 악연은 없었습니다.하지만 남자 실업팀이 상무를 제외하고 모든 팀이 프로화 된 이후에도 악연은 계속되었습니다.(한때 해체되었던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소속 선수들이 나래텔레콤 창단 맴버들이었고 지금 동부로 이어지고 있음)

 

농대에서의 악연이 있은지 딱 10년후인 1998년 기아는 현대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습니다.당시 기아는 첫 우승 이후 농대와 프로까지 합쳐 우승을 놓친적이 겨우 2번밖에 없었고 프로리그 초대 우승팀이었습니다.그만큼 기아는 한국 농구리그의 넘사벽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하지만 허재는 눈이 찢어지고 손등에 금이가는 상황에서 투혼을 보여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대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습니다.이는 허재가 대학졸업 이후 맛본 최초의 준우승이었고 큰 아픔이기도 했습니다(그 경기에서 최인선감독부터 시작해서 전 선수단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다음시즌 허재는 나래로 이적했고 다시한번 우승에 도전하게 됩니다.하지만 준결승에서 또다시 현대에 GG를 치고 맙니다.

 

그리고 현대 걸리버스가 모기업이 흔들리면서 KCC에 인수되고 KCC 이지스로 팀명이 바뀐 뒤에도 허재는 또한번 악연을 경험하게 됩니다.소속팀도 나래에서 TG 삼보로 명칭이 바뀐지 오래 되었을 때였습니다.

 

2004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TG삼보는 KCC와 결승에서 맞붙게 됩니다.원주에서 1,2,6,7차전이 벌어졌고 그때 허재는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습니다.그무렵 최고의 영화 흥행작이었던 '태극기 휘날리며'를 원주농구팬들이 장동건과 원빈대신 허재와 김주성을 넣으며 '챔피언기 휘날리며'라는 대형 현수막을 홈구장에 내걸었고 허재는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란 기대도 컸습니다.하지만 결과는 7차전,그것도 원주에서 KCC가 우승함으로써 허재의 마지막 우승의 꿈은 결국 물건너 갔습니다.

 

이렇게 허재는 정규리그에서는 몰라도 결승전,그것도 현대와 KCC와 맞붙을 때면 늘 악연만 남겼습니다.

 

그런데 허재에게 안좋은 기억만을 안겨준 KCC 이지스를 허재가 신선우의 뒤를 이어 감독로서 이끌게 됩니다.프로팀 코치를 하기에는 자존심에 너무 센 성격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플레잉 코치에 미국 연수가 곡작인 경험으로 감독을 맡게 되었고 그만큼 우려도 컸습니다. 

 

감독 데뷔시즌인 2005-2006 시즌에 허재는 팀을 플레이오프 4강까지 올려놓으며 초보치고는 잘했다는 평을 들었고 능력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시즌인 2006-2007 시즌에는 주전 전체가 부상에 시달리고 동시에 토종의 노쇠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채 리그 꼴찌를 경험하게 됩니다.초딩때부터 프로때까지 농구인생에서 한경기 패배는 있어도 리그 꼴찌는 전혀 경험을 안했던 허재는 KCC에서 처음으로 꼴찌를 경험하게 됩니다.그무렵 허재의 흰머리는 꽤 늘었고 허재 본인도 흡연량이 꽤 늘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렇게 악연만을 안겨줬던 KCC를 허재가 꼴찌한 다음시즌 팀을 정규시즌 2위까지 이끌었고 그 다음인 올시즌에는 서장훈과 하승진을 보유함으로써 우승후보까지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느린 스피드 때문에 한때 꼴찌 위기까지 몰렸다가 결국 서장훈을 트레이드해서 강병현을 얻더니 이젠 소속팀을 전구단에게 공포의 팀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결국 허재는 성공적으로 KCC의 세대교체를 이끌어 냈습니다.아마시절부터 허재를 괴롭혔던 KCC를 허재가 한국 농구사상 유례없는 단기간의 성공적 세대교체란 업적을 일궈낸 터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우승으로 이끄는 일만이 남았습니다.허재가 감독으로서 KCC를 우승시킨다면 아마 허재감독은 그동안 헌대시절부터 맺은 악연이 있어서 기아와 TG삼보 선수로서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뻐할지도 모릅니다.

 

농구9단 허재가 맞이한 최고의 미션인 'KCC와의 악연을 끊어라'는 이미 진행중이고 반은 완성되었습니다.이젠 우승으로 마무리지을 차례이고 현실로 실현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