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시설...(사건사고포함)

[스크랩] 강호순 사건으로 재조명 떨고 있는 사형수들

최강동원 2013. 1. 8. 15:10

사형수들이 떨고 있다. 부녀자 연쇄납치살해범 강호순과 관련된 뉴스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흉악범은 사형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면서 사형수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이후 10년 이상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2008년부터 엠네스티에서 말하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 되긴 했지만 제도 자체가 폐지된 게 아니기 때문에 사형집행은 언제든 부활할 소지가 없지 않다.

↑ 친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박한상. / 13명을 연쇄살해한 정남규. / 혜진·예슬 양을 살해한 정성현.

↑ 21명을 살해해 2005년 사형이 확정된 유영철. / 20대 남녀 네 명을 살해한 보성의 70대 어부.

사형제에 대한 논란은 잠잠해졌다가도 흉악범들이 검거될 때마다 다시 고개를 들곤 했다. 실제로 2004년 유영철 사건과 2006년 정남규 사건이 터졌을 때도 사회 일각에서는 사형집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거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연쇄살인마 강호순이 또 한 번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안 그래도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고 있는 사형수들에게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의 출현은 최악의 고문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사형이 확정됐지만 아직 형이 집행되지 않은 빨간 명찰을 단 사형수들의 '그날 이후'를 조명해봤다.

지난 2008년 10월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집행 사형수는 58명이다. 이들은 서울구치소를 비롯해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등에 분산 수감돼 있다. 사형수들의 죄목은 전원 '살인'으로 이 가운데 48명은 2명 이상을 살해한 자들이다. 사형수 중에는 한때 전 국민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엽기 사건의 주인공들도 적지 않다.

21명을 살해한 혐의로 2005년 6월 사형을 확정받은 유영철은 이제 연쇄살인범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사회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던 유 씨는 살인 후 사체를 토막내거나 훼손하는 엽기성을 드러내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에 생소했던 '사이코패스' 개념을 널리 전파하기도 했다.

서울서남부 연쇄살인범 정남규는 2004년 1월부터 2년여에 걸쳐 미성년자 2명을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길을 가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등 총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2006년 4월 검거된 정 씨는 이듬해 4월 사형을 확정받았다.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 경남지역에서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살해한 정두영 역시 사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복역 중이다. 동거녀와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는 욕망으로 강절도를 시작한 정 씨는 금품을 훔치다 발각되면 피해자들을 둔기로 무참히 살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1992년 10월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에 불을 질러 15명을 사망케 한 원언식은 93년 11월 사형확정 판결을 받은 후 17년째 복역 중이다. 미집행 사형수 중에선 가장 오랫동안 복역하고 있다. 원 씨는 기독교에 귀의, 죄를 참회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2005년 간암말기 판정을 받은 원 씨는 사후 안구와 장기는 물론 사체도 연구용으로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1996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막가파 사건의 주범 최정수도 사형수 신분으로 13년째 복역 중이다. 97년 말 불과 스물두 살의 나이에 사형수가 된 최 씨는 당시 산 사람을 생매장하는 잔혹함을 보였었다. 5명으로 구성된 막가파는 '배신하는 자는 죽인다' '화끈하게 살다 멋있게 죽는다' 등의 행동강령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최 씨 역시 기독교에 귀의, 현재는 참회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웅파 조직원 이순철도 있다. 1999년 10월 동료 조직원을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고 공범간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사체에서 장기를 꺼내 나눠먹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는 2000년 10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주검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 DNA 감식을 통해야만 신원파악이 가능하다"는 당시 검찰 발표는 이들의 범행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보여준다.

90년대 패륜아의 대명사 박한상도 10년 넘게 '빨간 명찰'을 달고 있다. 1994년 한약상을 하는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불까지 지른 박 씨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95년 8월 사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월곡동 황금장 여관 모녀 살인사건'의 장본인 성낙주도 14년째 수감 중이다.

1995년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과 그녀의 중학생 딸을 살해한 성 씨는 엽기적이고 잔인인 범행수법으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담당 수사관은 "성 씨는 사체를 수술용 메스로 36~38토막으로 절단하고 살점을 발라내 라면박스 등에 나눠 담았다. 그는 살점들을 정화조에 버리기도 했는데 어찌나 물을 많이 내렸던지 그 다음날 그 집 물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사체는 손가락 마디마디가 잘라져 있었던 것은 물론 손가락 지문까지 모조리 제거돼 있었다. 신체 곳곳을 도려낸 것도 모자라 얼굴 피부까지 몽땅 벗겨놓았다"며 진저리를 쳤다.

고창 연쇄살인의 주인공 김해선도 아직 살아있다. 김 씨는 2000년 10월과 12월 초등학생 여학생과 남매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확정받았다. 특히 김 씨는 범행 후 사체를 엽기적으로 묶어놓고 훼손해 당시 사회를 경악시켰는데 경찰조사에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해 의문을 더했다. 또 김 씨는 범행 후 집으로 와서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그날 방송된 드라마 내용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 수사팀을 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2002년 4월 용인 일대에서 승용차를 택시로 위장해 몰고 다니면서 3일 동안 5명의 여성을 살해하는 등 총 6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허재필도 사형을 확정받았다(공범 김경훈은 도피 중 자살). 카드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사체들을 차에 싣고 다니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도 있다. 2000년 불과 두 달여 동안 부녀자 10여 명을 상대로 연쇄적인 성폭행 및 강도행각을 벌여 2명을 살해하고 8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중국인 산업연수생 왕리웨이가 그다. 평소 발기부전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했던 그는 상대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성적 만족을 느끼는 성도착증이 있던 인물이었다. 왕 씨는 우울증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무고한 부녀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잔혹하게 짓밟음으로써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가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왕 씨는 2001년 9월 대법원으로부터 사형을 확정받았다.

한편 20대 남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보성 어부 오 아무개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내 올 6월 사형제 존폐와 관련된 공개변론이 예정돼 있다. 또 2007년 혜진 예슬 양 등 초등생 2명과 부녀자 1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정성현은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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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제사건추적-그들은살고싶었다
글쓴이 : 아름다운현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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