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빨리 부패시키려 흉기로…
"△△△선생님 교통사고" 순수한 마음 악용 유인
국민일보 | 입력 2006.09.15
14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대구 S여고생 납치 살해범 김모씨(50)는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르는 순수한 여고생의 심리를 자신의 더러운 범죄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여학생을 풀어줄 경우 자신의 범행이 탄로나 검거되는 게 두려워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이 빨리 부패하도록 암매장하기 전에 흉기로 훼손하는 등 인면수심의 한계를 보여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A양을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과목명과 교사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S여고 학생이냐, 너희 학교에 ×××선생님이 근무하느냐, 지금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나서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같이 가 줄 수 있느냐"고 말해, A양이 아무런 의심없이 자신을 따라 오도록 만들었다는 것.
특히 김씨는 2001년 11월에도 이번 범행장소와 400여m 떨어진 S여고 인근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할 당시에도 이번 사건에서 사용한 '선생님 교통사고' 이야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 학교에 전화를 걸어 학부모라고 속이고 교사 이름을 알아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당시 김씨는 3년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9월 만기출소했고, 출소 1년여 만에 똑같은사건을 저질렀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김씨를 가리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할 만큼 범행이 치밀하고 대담했다. A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스스로 집에 전화를 걸도록 함으로써 사건발생 초기에 경찰이 단순 실종사건으로 보도록 했다. 또 A양을 성폭행한뒤 살해하고도 서울과 부산으로 옮겨 다니며 노숙인을 시키거나 스스로 A양의 가족에게 세 차례나 협박전화를 걸 만큼 대담했다.
경찰은 "노숙인에게 '현금을 준비하라'고 전화를 걸도록 하거나, 청소부인데 '아빠 도와 주세요, 여기가 완월동이라고 하네요'라는 쪽지를 주웠다고 전화를 걸게 하는 등 금품을 노린 단순 인질강도사건처럼 보이게 했다"면서 "처음 A양을 데리고갔던 옛 비상활주로에서 범행장소를 달성군으로 옮긴 것도 경찰이 2001년 범행과 연관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김씨가 A양을 납치, 살해한 동기가 단순히 성욕 해소와 범행 발각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5년전 여중생 성폭행범으로 체포된 것이 자신이 여중생을 풀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김씨는 A양이 신고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털어놨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영남일보 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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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관리·규제…대구 여고생 납치 살해 사건이 남긴 과제
노컷뉴스 | 입력 2006.09.18
최근 대구의 한 여고생이 실종된 지 10일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학교 인근 골목길에서 "선생님이 교통사고를 당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50대 남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게 화근이었다.
용의자는 여고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
그것도 모자라 사체가 빨리 부패하도록 흉기로 시신 일부를 훼손하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다.
이 인면수심의 용의자는 과거에도 두차례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는 지난 80년대 서울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7년을 복역한 뒤 7년 동안 보호감호를 받았다.
지난 2001년 11월 대구에서는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3년여를 복역하다 지난해 9월 출소했다.
20년 가까운 감옥살이와 보호감호도 또다른 희생을 막지는 못했다.
출소 1년만에 여고생의 목숨과 그 가족의 삶까지 빼앗아버린 용의자의 범행 행각이 드러나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방송사와 신문사에는 용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라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인터넷에는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글이 넘쳐났다.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높다는 사실을 또다시 확인한 딸 가진 부모들의 심정은 피를 토할 지경이다.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범죄자의 인권을 제한하자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은 더디기만 하다.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를 확대하고 형량을 강화하자는 주장은 이미 오래됐다.
주거지 제한과 전자팔찌 착용 문제까지 제기됐지만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국회에는 10여건의 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성범죄자의 범죄 욕구를 치료하는 재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기 어렵다.
성범죄자들을 무작정 사회에서 몰아낼 수는 없다. 그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을 파탄하고 시민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는 상습 성범죄자들의 인권을 일부 제한하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진지한 고민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야 할 시점이다.
기자의창/대구CBS 이정환 기자 ljhh@cbs.co.kr
[제558호] [사건-X파일] 대구 여고생 납치살해사건 전모
출처 : 일요시사 2006년 9월 19일
50대 이웃 男 '딸 같은' 여고생에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럴 수가. 딸 같은 여고생을 납치, 성폭행하고 살해한 인면수심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지난 14일 귀가하던 여고생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살인및사체유기 등)로 김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는 대구 모 고등학교 2학년인 17살 M모양.
지난 4일 오후 “1시간 후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전화를 끝으로 소식이 끊기자 애타는 부모는 5일 오전 12시1분쯤 딸의 실종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4일 오후 10시20분 M양이 학원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 근처 지하철역을 빠져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다. 지하철역 CCTV에서 인상착의를 확인한 경찰은 집에 전화를 건 공중전화 부스 위치까지 찾아냈다. 하지만 지하철역을 빠져 나온 뒤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단순 가출인지 아니면 범죄에 노출됐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M양의 행방을 추적 했다. M양이 반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는 등 “특별한 가출 이유가 없다”는 판단아래 계속해서 행방을 좇았다.
실종 열흘만인 14일 오후. 경찰은 대구시 달성군 야산에서 M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M양의 집 근처에 사는 김씨. 김씨는 집으로 가던 M양을 승용차에 납치해 성폭행한 후 승용차 안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건 당일 M양에게 “학교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났다. 가서 도와주자”며 유인했다. 그는 자신의 티코 승용차에 태운 뒤 달성군 가창면 백련사 부근 야산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다. 김씨는 M양을 살해한 뒤 나뭇가지 등으로 사체를 숨겨둔 뒤 이튿날 현장에 다시 갔다. 그는 시신이 빨리 부패되도록 훼손해 땅속 깊이 암매장했다.
이후에도 인면수심의 행동은 계속됐다. 지난 8일 오후 2시24분쯤 서울역 공중전화에서 M양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돈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였다. 8∼13일 사이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공중전화를 이용, 3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했다.
경찰의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금품을 노린 단순 납치사건으로 위장한 것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13일 낮 부산시 서구청 민원실에서 노숙자를 시켜 가족에게 협박전화를 한 모습이 CCTV에 찍힌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발신지 추적 결과 동일수법 전과자인 김씨의 휴대폰이 전화를 건 지점과 일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오후 대구 서부정류장 인근에서 김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특히 김씨는 범행 직전 또 다른 여고생들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납치를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지난 4일 오후 10시쯤 대구시 달서구 모 여고 앞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3명에게도 접근, 동일한 수법으로 납치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율학습시간이 끝나는 야간에 여러 차례 범행을 시도했던 것이다.
김씨는 이미 2번의 성폭행 전과가 있다. 김씨는 2001년 11월 대구시 달서구에서 같은 수법으로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4년여를 복역한 뒤 지난해 9월 출소했다. 그는 달서구 송현동 모 중고자동차 판매사원으로 취업해 근무하다가 범행 뒤엔 그만뒀다.
경찰은 가창면의 야산 입구에서 발견된 M양의 시신에서 큰 외상이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M양을 목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또 김씨와 공범이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정지원 기자 /jjw@ilyosisa.co.kr
김수길은 현재 무기징역으로 복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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